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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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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장면시리즈
#Scene

영작따로
6.27.영작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노아는
자신이 반복하고 있는 계주의 종착점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 길은 다듬어지지 않은 암석이 즐비했다
한 발 걷고 뒤돌아보면 불덩이다
되돌아갈 수도 없는

유리가루가 뿌려진 길
쇠꼬챙이가 박힌 길
검은 물로 잠긴 길
바늘 바람이 부는 길
연체식물의 깔판이 등에 붙어 잡아당기는 길

귀신에게 홀린 듯
지옥 벌을 받 듯
돌아도 돌아도 그 길이었다

마침내 지리한 길의 끝에 또 다른 노아가 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들고 조소 짓고 있다
흐드러진 머리카락 사이의 얼굴에는 온화한 미소가 번져 있다

그녀의 뒤로는 진의 환영이
공중에 프로젝트를 비춘 것처럼 일렁이고 있는 것 같았다
#문자내용-깨닮음의밤

노아가 보건소를 들렀다 집에 가는 길이었다


이즈음 노아는 진과 혁의 공통점을 하나 둘씩 인지해가고 있었다
노아에게 가장 강력하게 남아있는 장면은 진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보드라운 눈에서
우박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었다

노아의 눈과 귀에 흐느적거림은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 이 장면은 편의대로 편집되고 미화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자 노아는 자신이 기억하는 사람들의 얼굴에 어떠한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혁은 울었다
노아는 혁의 대본처럼 준비된 말보다 그 가녀림을 기억했다
혁은 그때 그 순간 혁 그 자신이었다

그리고 노아는 깨달았다
자신이 왜 그러한 장면들에 감동받아왔는지
경외심을 느끼고 한없이 무력해지는지


그것은 노아가 절실히 바라는 한 장면이었다
노아는 노아 그 자신이고 싶었다
단 한 순간이라도
벗겨지고 싶었다
아니 벗겨져도 괜찮을 만큼 의지할 수 있는 순간이
절실했다


결국은 섹스구나
노아는 생각했다
혁이 혁이 아닌 것과 다른 것은

노아는 관계의 속성은 잠자리에서 여실히 드러난다고 믿었다 
다른 동물들이 노아의 젖가슴과 몸뚱아릴 주무를 때
혁은 노아의 사슴같은 모가지를 조였다
그때 혁은 절정을 느꼈다

노아는 혁이 종국에는 자신을 옥죄일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노아는 그게 싫지만은 않았다
반항과 비타협이 노아를 이루는 속성이었지만 
때로 노아는 싸우는데 지쳤다

가끔은 안정된 느낌, 착각일지라도 그 속에서 복종하고 복종받는 것도 나쁠 것이 없었다
순간 노아는 세상과 안녕하듯이 평안했다 또한 극심히 외롭고 두려웠다

노아는 사랑은 정성껏 품은 번데기가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는 과정이라고 믿었다
혁은 새장의 새처럼 정해진 규율이 편했고 먹이를 주는 주인의 손길을 애정이라고 믿었다

노아는 그런 혁에서 우주였을지도 모른다
우주를 탐사하는 것만큼 위험하고 무서운 일이 있을까

 

혁은 꿈을 꾸었다
노아의 다리뼈가 무릎에서 탈골되는 꿈이었다
노아는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

 

혁은 구급대에 전화를 걸며 뭐라고 할지
계산했다
꿈에서 혁은 그런 자신의 모습이 한심하다고 생각했다